신혼시절 남편은 지방 출장으로 매우 바빴었기 때문에 나는 많이 외로웠다. 맞벌이였기 때문에 낮에는 일을 하고 있어 괜찮았지만 신혼집에 혼자 있는 저녁은 매우 쓸쓸하고 외로웠었던 거 같다. 그래서 난 얼른 아이가 가지고 싶어 임신을 서둘렀던 거 같다. 노력의 결과로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곧 유산하게 되었고 나는 외로움을 넘어 약간의 우울이 찾아왔다. 하지만 친정은 멀리 있었고 남편은 여전히 출장지에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거 같다.( 이젠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 감정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말이다. )
특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밤에 자려고 누우면 떠오르는 상념들이 내 마음을 괴롭게 했다. 내가 조심했더라면 몸에 더 좋은 걸 먹었더라면 아이가 떠 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나의 정신 건강을 나빠지게 하고 있었다. 낮에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밝은 척 괜찮은 척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거 같은데 혼자 있게 되면 도돌이 표처럼 이런 생각들만 했던 거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네이버 카페에서 고양이 카페를 알게 되었고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그저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고양이 습성에 대해 알게되면서 나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 고양이는 대소변을 가릴 줄 안다.
강아지들은 대소변을 위해 산책을 하거나 집안에서 할 경우 따로 훈련을 시켜야 된다고 알고 있다.(물론 난 키워보지 않아서 자세히 모른다.) 난 활동적이지 않기 때문에 산책을 위해 매일 나갈 자신이 없었고 대소변을 집안에 아무 데나 본다면 키울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 화장실만 인식시켜 주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고 하니 이 하나만으로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쵸파는 생후 두달쯤에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집에 와서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니 바로 화장실에서 보는 거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모든 고양이들은 천재인 걸까?? 우리 고양이가 천재인 걸까??
(하지만 화장실 청소가 안되어 있음 다른데 싸는데 그게 우리 화장실 앞이다. 이건 뭐 똑똑하다 해야 하는 건지. 화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에휴)

2. 고양이는 독립적이다.
우린 맞벌이 부부였기 때문에 평일 낮엔 오랜 시간을 집을 비우게 된다. 강아지의 경우 혼자 오래 안된다고 하는데 고양이의 경우 하루 특히 낮에는 잠만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보다는 혼자 있는 것에 괜찮다는 느낌?? 하지만 우리 고양이가 특이한 건지 우리 고양이는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따르고 외로움을 많이 탄다. 여행 갔다가 오면 잔소리가 무지 많아진다. 삐지기도 하고 말이다.

3. 조용하다.
아파트에 살면서 시종일관 짖어대는 개 때문에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개는 정말 키울 자신이 없었다. 고양이는 일단 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쵸파도 발정 때는 엄청난 소리를 냈는데 이건 중성화 수술 이후에는 바로 괜찮아졌다.)
그래서 나는 남편을 조르고 졸라서 쵸파를 데리고 오게 되었다.
(뭔가 쵸파를 데리고 오게 된 이유를 거창하게 남기고 싶었는데 힘들다.)

쵸파를 데기고 온 후로는 캣쵸딩 시절을 쵸파를 돌보느라 정신없이 보냈던 거 같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충실한 나날들이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신과 육아로 인해 힘든 나날이었지만 쵸파만 보면 힐링되는 기분이 드는 거 보면 쵸파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 쵸파와의 추억을 많이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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