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당첨되기 어렵다며??
남편이 이직한 지 일 년 되자 회사 복지로 제주도 숙소랑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조천과 애월 휴양소 중 선택해 응모하여 당첨되면 갈 수 있단다. 3월 1 일절 연휴에 가면 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비행기값을 생각하면 일요일 출발이 가장 쌀 거 같아서 3~6일 일정으로 애월 휴양소를 선택하고 신청했다. 이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다. 첫째가 유치원 방학이었기 때문에 내 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다 한참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제주도 여행에 선정되었단다.

인기 많은 휴양소라고 해서 당연히 당첨이 안될 줄 알았던 나는 의아해했다. 하지만.... 난 곧 알게 된다. 왜 당첨되었는지.
학교 개학날이 4일이었던 것이다.
개학날이라 아무도 제주도 가지 않을 날을 선정해 신청하여 무혈입성으로 제주도에 가게 되었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가는 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이 더 컸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출발전일에 유치원 선생님이 첫째가 개학일에 선서를 하는 단원으로 선정되었단다.
남편과 나는 너무 아쉬웠다 첫째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서하는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다. 남편은 농담으로 자기랑 둘째가 먼저 가 있을 테니 첫째랑 입학식에 갔다가 나중에 오란다.
더구나 실업급여 첫 인정일이 4일이라 하나밖에 없는 착오제를 사용하고 가야 한다는 것도 찝찝했다.
어쨌거나 제주도에 가는 날이 왔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공항에 오니 너무 설레고 좋았다.


23개월 둘째는 마지막 공짜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기압차 극복을 위한 사탕을 열심히 먹으며 일부러 낮잠시간에 맞춘다고 비싼 비행기를 끊은 엄마의 애타는 속도 모르고 신나게 한 시간을 놀다가 제주도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받으러 갔다. K7을 받았다. 공짜 렌터카라 좋아했었는데... 너무 오래된 낡은 차였다. 그래도 공짜니깐 이게 어디냐.

그렇게 안 자던 둘째는 렌터카를 타고 오분정도 달리자 잠이 들고 말았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로 고기국숫집으로 갔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둘째는 국숫집에 도착하여 흔들어 깨웠지만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잠만 잤다.

배가 고플까 봐 어떻게든 먹이고 싶었지만 아무리 해도 일어나지 않아서 속상했다.
그렇게 음식이 나왔다. 우리는 세트로 시켰다.
(고기국수, 비빔국수, 돔베고기)
센스 좋은 직원이 알아서 고추는 빼서 주겠단다.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일까 너무 맛있게 먹었다. 입 짧은 첫째도 입맛에 맞았는지 고기랑 국수랑 물에 씻은 김치까지도 다 잘 먹었다.

밥을 먹고는 숙소에 도착했다.
2층 독채 타운하우스였다. 생각보다 너무 좋은 시설에 첫째는 부잣집이라면 너무 좋아했다.

숙소에서 쉬다가 하귀하나로마트에 회가 좋다는 추천을 받고 갔다. 3일 동안 먹을 반찬과 쌀 그리고 술 등을 샀다. 남편은 고등어나 갈치회를 먹고 싶어 했는데 우리가 너무 늦게 간 건지 남아있는 회가 많지 않았다. 요즘 제주도 여행에서 하나로마트 쇼핑이 인기라고 하더니 역시나였다. 남아있는 회중에는 대방어 회가 좋다며 샀다. 가격은 2만 원쯤이었는데 두툼함과 양이 우리 동네 횟집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숙소에 샴푸가 없어서 근처에 다이소에서 샀다. 샴푸나 쌈장 초장은 다이소가 싸다.
숙소에 돌아오니 벌써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난 점심도 먹지 않은 둘째를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사 온쌀로 서둘러 밥을 하여 상을 차렸다.

아이들은 하귀하나로마트에서 사온 흑돼지와 반찬으로 밥을 먹고 우리는 대방어와 술을 마셨다.
첫째 날은 이동만으로도 너무 힘든 날이다. 우리는 밥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이번 제주도 여행의 목적 뽀로로 테마파크다.
